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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 관한 진실

'반습식 사료'의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반려견/개 사료]

지난 포스팅을 통해 반려견의 사료는 크게 건사료와 습식사료(캔 사료)로 나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 둘 사이에 위치하는 사료의 종류가 있어요. '반습식사료'라고 불리고, 영어로는 semi-moist dog food라고 불리지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반습식사료에 대해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반습식 사료'란?

'반습식사료'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사료는 건사료와 습식사료의 중간 정도 되는 특징을 가집니다. 건사료보다는 촉촉하고, 습식사료보다는 수분 함유량이 적지요. 약 60-65%의 수분 함유량을 가지고 있어요. (참고로 건사료는 10%, 습식사료는 약 80%의 수분 함유량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겉모습을 보면, '촉촉한 건사료'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려요.

이 중간 정도의 수분 함유량 때문에, 보관방법도 건사료와 습식사료의 중간 정도에 위치합니다. 즉, 건사료와 습식사료와 각각 어느 정도의 공통점이 있다는 뜻이지요. 건사료처럼 직사광선을 피해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하셔야 하고요 (제품에 따라 냉장보관이 요구되기도 합니다. 각 제조사의 설명을 따라 주세요). 습식사료처럼, 한 번 개봉하고 나면, 보관 시에는 반드시 밀봉해야 하고 (안그러면 수분이 날아가겠지요), 개봉 후에는 상할 우려가 있으니 최대한 빨리 급여해주어야 합니다.

기호성 부분은 반습식사료가 건사료에 비해 훨씬 좋은 편입니다. 밥을 잘 안 먹는 친구들도 반습식사료는 잘 먹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러나 반습식사료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크게 추천되지는 않습니다. 미국 대형 동물병원 체인인 VCA 동물병원에 따르면, 대부분의 반습식사료가 건사료나 습식사료에 비해 설탕과 소금 함유량높은 편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모든 개들에게 반습식사료가 알맞지는 않습니다. 건강한 개들은 무리없이 반습식사료를 소화시킬 수 있겠지만, 어떤 개들에게는 몸 상태에 따라 조금 높은 설탕 및 소금 함유량이 이롭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슬프지만 맛있는 음식이 몸에 꼭 좋은 건 아닌 것처럼요..)

또한 VCA에 따르면, 많은 반습식사료들이 인공첨가제를 포함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모든 제품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어디까지나 대부분 이라는 뜻입니다). 인공색소나, 화학 첨가제, 화학 풍미 증강제(chemical flavor enhancer) 등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그래서 주식으로 주기 보다는, 가끔 간식 대용으로 주시는 것을 추천했습니다. 

반습식사료를 주식으로 주셨을 때, 보호자분들이 대부분 걱정하시는 또 다른 부분은 치석이지요. 이전 포스팅에서 습식사료를 급여했을 때, 치석이 쌓이는 속도가 건사료에 비해 빠르다고 말씀드렸었는데요. 반습식사료도 마찬가지예요. 건사료를 주었을 때 보다, 치석이 빨리 생길 수 있습니다. 딱딱한 음식을 씹어야, 씹을 때 치아의 표면이 음식에 긁히면서 치석이 조금이나마 제거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텐데, 촉촉한 반습식사료 알갱이를 씹는 것으로는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반습식사료는 절대 주식으로 주면 안될까요?

그런 뜻은 아니에요! 반습식사료가 주식으로 적당한 상황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반습식사료의 단점이 있지만, 장점이 이 단점들을 넘어서는 순간이지요. 예를 들어, 반려견이 안 먹는 것보다 뭐라도 먹는 것이 나은 상황이 있어요. 혹은 특정 질환으로 인해, 건사료를 씹는 것이 어려운데 습식사료는 너무 설사를 유발한다거나 하는 경우도요. 그럴 때에는 반습식사료가 훌륭한 대안이 되겠지요.

다만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저는 개인적으로 반습식사료를 주식으로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다른 수의사 선생님들은 저와 다르게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반려견에게 어떤 사료를 급여할지는 결국 보호자분들의 결정입니다. 수의사들, 혹은 관련 업계 종사자들이 조언을 드릴 수는 있지만, 결국 마지막 결정도, 구매도, 보호자분들이 하시는 거지요. 그러므로 누가 어떤 사료에 대해 추천하거나 혹은 추천하지 않는다면, 어떤 이유 때문에 그런 의견을 갖는지 살펴보시고, 결정을 내릴 때 참고하시면 됩니다.


※ 관련 정보:

1. 건사료 vs 캔사료 비교

References
1. VCA hospital article 

반습식사료 / 반려견 사료 / 강아지 사료 / 개 사료